시사/경제

아르헨티나 경제 몰락 이유

노루아부지 2021. 2. 8. 23:17

드넓은 땅과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남미의 꽃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한때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

유명한 만화영화인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 주인공 마르코의 엄마가 돈을 벌려고 떠났던 그곳이 바로 아르헨티나입니다. 당시에 부레노스 아이레스는 뉴욕과 비견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아르헨티나는 물가상승률 54%에 달하고, 2019년 아르헨티나 빈곤률은 무려 35.4%라고 합니다.

 

 

 

경제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결국 현지시각 2020.05.22일이 지급 기한이던 5억 300만 달러(한화 약 6,24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납기 었던 2020.04.22일 이후 30일간의 유예기간마저 넘기면서 공식적으로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역사는 디폴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16년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디폴트 선언만 9차례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디폴트란 무엇일까요?

 

국가규모의 채무불이행을 말한다. 공/사채나 은행융자 등에 대한 원리금 지급을 아예 못 하게 되는 것. 즉, 부도라고 보면 된다. 공/사채나 은행융자는 원리금 지급일이 정해져 있어서 원리금 지급일이 되었는데 빚을 못 갚게 된 것. 보통 '디폴트'라고 하면 개인/단체의 채무불이행보다는 국가의 채무불이행을 말한다.

출처 : https://namu.wiki/w/%EB%94%94%ED%8F%B4%ED%8A%B8

 

다행히, 2020.08.04(현지시각)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성명을 내어 주요 채권단들과 지난달 6일 채권단에 제출한 최종 조정 안에 적시한 신채권 결제일을 일부 수정하는 조건으로 기존 외채 조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 아르헨티나의 신용 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에서 CCC+로 상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르헨티나 디폴트의 역사

 

 

1차) 1827년

  •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후 국채 발행 영국 중앙은행이 1825년 금리를 인상하자 채무 불이행. 상환까지 30년 걸림

아르헨티나는 부레노스 아이레스가 가장 큰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대외무역에 초점을 맞춰서 발전을 하기 시작합니다. 때마침 소, 양 이런 것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이에 따라 1820년 초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는 돈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 당시에 돈은 금이었는데 금의 수출을 허용하다 보니 금이 점점 빠져나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외환보유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타파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는 영국에서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첫 대출은 100만 파운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1825년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자 아르헨티나 국채를 사주는 사람이 없어지고, 상환도 불가능하게 되어 1827년 결국 디폴트를 선언합니다.

 

 

2차) 1890년

  • 아르헨티나 철도 등 인프라 건설 붐으로 영국 등에서 차관. 상품 가격 폭락으로 지급 불능 사태 발생

1차 디폴트 선언 이후 돈을 모두 갚은 뒤, 19세기 후반 부레노스 아이레스가 아르헨티나의 수도로서 남미의 파리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하면서 이 돈을 영국 등에서 빌려온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아르헨티나는 파타고니아 지역에 대규모 축산도 시작했고 금도 나오기 시작했고 이러다 보니 상품 가격이 막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상환이 불가능하게 되어 1890년 2차 디폴트를 선언합니다.

2차 디폴트는 4년 만에 벗어났습니다.

 

 

3차) 1951년

  • 연이은 군부 쿠데타 등 정치 불안과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등으로 경제 무너짐

 

4차) 1956년

  • 페론 정권 등장 후 포퓰리즘 정책. 경제 정책 실패 후 군사 쿠데타 등 이어짐

 

5차) 1982년

  • 상품 가격 폭락. 미 Fed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채무 불이행

 

이 당시 군사정부에서 인기가 떨어지니까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 영국 등에서 돈을 빌려왔습니다. 그러다 돈을 못 갚아서 돈을 또 빌려오는 부채 사이클이 시작되었습니다.

부채를 갚기 위해 방법을 찾다 시행한 것이 최저임금제 폐지, 노조 탄압, 해고 자유화 정책입니다. 이 정책으로 임금을 대폭 낮춥니다. 이 와중에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기준금리를 엄청나게 올려버립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돈이 다 미국으로 들어가 버려서 이때 27개 나라가 부도가 나게 됩니다.

 

 

6차) 1989년

  •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의 신자유주의(민영화, 달러 태환 정책) 정책으로 외채 1,500억 달러로 늘어나 메넴 퇴임 후 경제 상황 악화되어 3,000%에 이르는 물가 상승

부채는 계속 남아있는데 돈 나갈 일은 많고, 돈은 안 들어오고 그래서 돈을 계속 찍어내서 3,000%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이러다가 1989년 디폴트를 선언합니다.

이후 카를로스 메넴이 대통령이 되어 개혁을 진행하는데, 첫 번째로 아래와 같이 화폐 개혁을 합니다.

  • 물가를 10,000 : 1로 변경
  • 1달러 = 1페소

이 화폐개혁으로 하이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문제는 된  것처럼 보였으나,  1달러 = 1페소가 문제였습니다. 1페소를 은행에 가져가면 무조건 1달러로 바꿔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페소를 달러로 교환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달러는 계속 빠져나가는데 여전히 산업 경쟁력은 떨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영기업을 다른 곳에 팔아버립니다. 즉, 민영화를 한 것인데 민영화된 기업은 이익을 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모두 올려버립니다.

그러다 1999년  브라질에서 외환위기가 터지고 헤알화가 절하되면서 달러는 더 강세로 가기 시작합니다. 이에 아르헨티나의 페소는 브라질 헤알에 대비해 너무 고평가를 받아(1달러=1페소 정책) 비슷한 상품을 수출하던 브라질에게 수출 경쟁력이 뒤쳐지게 됩니다. 무역 수지의 적자는 또다시 외화의 부족을 유발합니다.

 

 

7차)  2001년

  • 1990년대 재정적자.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끝에 950억 달러 규모의 디폴트. 채권단 76% 헤어컷(채무 감면) 동의

투자자들은 무너지는 아르헨티나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량 달러 인출이 벌어지면서 외환 보유량은 바닥났습니다. 이로 인해 2001년도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외화 인출을 막기 위해 코랄리토 정책이라는 실행 하는데 이 정책으로 모든 은행거래를 중단시킵니다. 경제 붕괴에 이어 계좌마저 막아버린 정부를 향한 시위가 거세졌고 결국 이 시기에 2주간 5명의 대통령이 교체됩니다.

결국 2001년 말에 950달러 규모의 디폴트를 선언합니다. 

그 이후 2002년  1달러 = 1페소 정책을 폐지합니다. 폐지되자마자 페소 가치가 하루아침에 75% 하락합니다.

 

데 라 루아 시기 끊임없는 긴축에도 불구하고 당시 아르헨티나의 부채는 1,450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도 좋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2003년 ~ 2011년도인데,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2003년 취임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빠르게 회복했고 집권 2년 후에는 8%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IMF에게 빌린 부채도 조기 상환했습니다. 하지만, 군부 시기부터 이어진 부채는 그대로였습니다.

 

8차) 2014년

  • 헤어컷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 때문에 디폴트. 2016년 채무 상환에 나서면서 디폴트 종료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이번에는 디폴트 사태를 미리 막아보고자 채권단들을 모아서 헤어컷(전체  채무 중 20%만 갚겠다)을 할 테니 동의해달라고 합니다. 이에 채권단은 71 ~ 75%의 채무 감면으로 합의를 보는데, 여기서 문제는 전체가 아닌 전체의 93%만 동의를 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헤지펀드(벌처펀드)가 이 7%의 채권을 매입합니다. 그다음에 미국 법원에 소송을 해서 아르헨티나가 패소합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가 나머지 채권에 대한 이자 지불을 금지해 버립니다. 왜냐하면 그 이자에 내가 받을 돈도 포함되어있다는 것이죠. 또한 미국 대법원에서 헤지펀드에게 돈을 갚기 전에는 다른 채권을 갚으면 안 된다고 해버리니까 아르헨티나의 자산이 동결되어 버렸습니다. 돈은 있지만 지급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디폴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9차) 2020년

  • 채무에 대한 5억 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여 디폴트.

2020년 5월 22일(현지시간) 채권이자 지급에 실패하면서 9번째 디폴트에  빠졌습니다.

2020년 8월 4일(현지시각) 채권단과 650억 달러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에 합의해서 9번째 디폴트 사태가 해결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채의 역사

 

  • 초대 대통령 100만 파운드
  • 페론 정부
    • 집권 3년 만에 대외 부채 18배 증가 ( 5,700만 달러 -> 10억 달러 )
  • 군부 독재 20년 만에 대외 부채는 40배 증가
  •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 : 440억 달러 -> 1,500억 달러로 증가
  • 키르치네르 부부 : 2,400억 달러로 증가
  • 마우리시오 마크리 : 3,200억 달러로 증가
  • 2020년 4월 기준 : 3,231억 9,300만 달러

 

 

 

아르헨티나 경제 몰락의 원인

 

 

떠나지 않는 포퓰리즘의 유혹

 

아르헨티나 경제 몰락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 있지만, 제일 먼저 에바 페론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에바 페론은 후안 페론 대통령의 영부인인데, 아직도 아르헨티나 노동자와 빈민층 사이에서는 성녀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 몰락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본인이 에바 페론이라고 합니다. 에바 페론은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박애주의를 펼쳤는데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 스페인 가난한 아동 구호활동
  • 프랑스 식량 지원
  • 여성 페론당 결정
  • 에바 페론 제단(학교, 병원, 양로원 등 건설)

문제는 이 활동들을 국가 예산 내에서 해야 하는데 예산을 넘어설 정도로 과도한 복지 지출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르헨티나는 당시 세계 경제 대국이었지만, 농업 중심의 국가였습니다. 에바 페론이 아르헨티나 경제 몰락의 주원인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아르헨티나가 산업화가 되어야 할 타이밍에 그 돈을 복지에 다 써버려서 아직도 농업국가로 남아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즉, 포퓰리즘 정치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데 그것도 자세히 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1946년 취임한 민족주의 성향의 페론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막강한 노동조합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반 기업, 친 노동 정책을 펼쳤습니다. 정부는 대표 수출품인 곡물을 독점 구매해서 직접 판매하고 그 수익을 서민 보조금과 복지 증진에 투입했습니다.

 

포퓰리즘에서 페론의 이름을 따서 페론주의(또는 페로니즘)라고 하는데 이 페론주의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외국자본 추방
  • 반기업 정서
  • 무상 복지
  • 무상 의료
  • 은퇴자 연금 확대
  • 임금인상(매년 20% 인상)

마침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며 전쟁 복구 특수로 인해 곡물값이 폭등하며 아르헨티나는 호황을 누렸지만 전쟁 복구가 완료되며 현실이 찾아왔습니다. 전쟁 복구가 되어 다시 곡물 수출이 줄어들어 수입이 줄어들자 과도한 복지로 인한 만성 적자에 시달리게 된 것인데요 이를 메꾸기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국에서 돈을 빌리거나, 돈을 찍어내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50%를 돌파했습니다.  결국 페론 대통령은 1955년 쿠데타로 실각하고 아르헨티나는 경제난, 구제금융, 긴축재정을 반복하는 불안정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아르헨티나에는 여러 유형의 정권들이 난립하며 경제 살리기에 나섰지만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에 가장 편리한 포퓰리즘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연달아 통치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 부부는 포퓰리즘 정치의 대명사로 불린다고 하는데, 이들은 세금으로 국민의 지갑을 채워주며 정권을 유지했습니다.

이들로 인해 회복 중이던 아르헨티나 경제가 다시 무너집니다. 이때 시행한 정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민간기업 국유화
  • 전기, 물, 휘발유, 대중교통 보조금
  • 무주택자 집세 보조금
  • 실업자 자녀 양육수당 지급
  • 공무원 숫자 70% 증가
  • 연금 지급 조건 완화 (수급자 360만 -> 800만 명으로 증가)
  •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 지급
  • 축구 TV 중계료를 나라에서 지급

이런 정책들로 돈이 부족해져서 그것을 메우기 위해 돈을 찍어냅니다. 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또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또한 2019년 소득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유가 통제, 복지 보조금 확대 등 총  7억 4천만 달러에 이르는 서민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마크리 정부는 지난 2018년 IMF로부터 57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구제 금융을 받는 대가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긴축 재정을 펼쳐왔는데 대통령 예비 선거에서 득표율이 저조하자 IMF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포퓰리즘으로 선회한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2015년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2019년 또 다른 페론주의자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와 손을 잡고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의 당선으로 부통령에 임명이 되었습니다.

 

 

 

포퓰리즘은 국가의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눈앞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대중이 선호하는 선심성 정책만 추구하는 정치를 일컫는데요 국가 재정을 파탄내고 신용을 떨어뜨리지만, 온 나라가 중독되면 쉽게 고칠 수 없어 망국병 이라고도 불립니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이 이 포퓰리즘으로 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잇따른 경제난으로 인해 1956년 IMF에 가입한 이후 무려 29회나 IMF 구제 금융에 신세를 졌습니다. 아르헨티나 국가 통계청에 따르면 어린이의 50%가 빈곤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아직도 정부가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페론 시절의 향수에 빠져 페론주의 정치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아래와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페론주의 → 단기적 호황 → 재정적자・부채 증가・통화 남발 → 하이퍼인플레이션 → 실질소득 감소・국가부도 위기 → 긴축정책 → 국민의 반발 → 페로니즘으로 회귀

 

국가 최고 지도자가  미래를 보지 않고 당장의 인기를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하고, 국민들이 포퓰리즘에 중독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르헨티나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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